선급금 보증의 대상이 된 도급계약 자체에서 예외적 정산약정을 한 경우 면책 적용 여부 | 하도급법 2019다241417 선급금 청구의 소

  


사건 2019다241417 선급금등청구의소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홍기태, 박철규, 김도영


피고,상고인 전문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최종길, 홍정환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19. 5. 22. 선고 2018나2045542 판결
판결선고2019. 12. 27.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가. 공사도급계약에서 수수되는 이른바 선급금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수급인에게 자재 확보·노임 지급 등에 어려움이 없이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도급인이 장차 지급할 공사대금을 수급인에게 미리 지급하여 주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기성고와 관련하여 지급된 공사대금이 아니라 전체 공사와 관련하여 지급된 공사대금이고, 이러한 점에 비추어 선급금을 지급한 후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는 등의 사유로 수급인이 도중에 선급금을 반환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없는 한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 없이도 그때까지의 기성고에 해당하는 공사대금 중 미지급액은 선급금으로 충당되고 도급인은 나머지 공사대금이 있는 경우 그 금액에 한하여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때 선급금의 충당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도급계약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야 하고, 도급인이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이에 해당하는 금원을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예외적 정산약정을 한 때에는 도급인은 미정산 선급금이 기성공사대금에 충당되었음을 이유로 하수급인에게 부담하는 하도급대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214437 판결 등 참조). 


선급금반환에 관한 보증계약의 경우 그 보증금 지급사유의 발생 및 범위에 관하여는 당해 보증의 대상으로 된 하도급계약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3다69713 판결 등 참조).


한편 약관의 내용은 개개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09다7964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11. 5. 23.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와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가) 법령에 따른 하도급대금 직불사유, B의 부도나 기성금 일부 압류/가압류 발생 시에는 B은 즉시 하수급인, 노임채권자, 장비대여업자, 자재비, 식대, 기타 공사 관련 채권자를 포함한 직접 지급대상 채무내역을 원고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하며, 원고는 동 내역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B의 공사 관련 채권자에게 집행가능한도 내에서 직접 지급할 수 있다. 


B은 매월 그의 공사 관련 채권자에게 지급한 지급증빙을 원고로부터 기성금을 수령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원고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노 임체불 등이 확인되는 경우 원고는 기성채무액 한도 내에서 노임 등을 B의 공사 관련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다(제11조).


나) B이 상기 제11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상기 사유 해당 시 원고가 공사 관련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신고를 받아 하도급대금에서 직접 지급하는 것에 B은 사전 동의한다. 상기 제11조에 의거 직불하는 경우 원고는 B에 대해서 동 금액의 기성금 채무를 면한다(제12조).


다) 도급계약이 해제, 해지된 경우 B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에 대하여 미정산 잔액이 있는 경우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 원고는 선급금 잔액과 기성부분에 대한 미지급액을 상계하여야 하나, 다만 도급계약 제11조, 제12조 규정과 관계법령 등에 근거하여 하도급대가를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때에는 우선적으로 하도급대가를 지급한 후 기성부분에 대한 미지급금액의 잔액이 있을 경우 선급금 잔액과 상계할 수 있다(특수조건 제15조 제2항, 제3항).


2) B은 원고로부터 선급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와 사이에 보증금액을 3,300,000,000원으로 한 선급금 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보증계약에 적용되는 피고의 선급금 보증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가) 선급금 정산은 주계약상의 정산방법을 따른다(제2조).


나) 보증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기성금을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임금채무, 자재대금채무 등 일체의 채무로 지급하겠다는 약정, 채무자의 기성금채권에 대한 보전처분·강제집행 등 사유로 선급금 정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약정 등으로 미정산 선급금에 충당되지 못해 감소되지 못한 보증금은 지급하지 않는다(제9조 제1항 제7호, 이하 이 사건 면책조항'이라 한다).


다) 제2조의 선급금 정산방법과 다르게 정산함으로써 감소하지 못한 보증금은 지급하지 않는다(제9조 제1항 제8호).


3) B은 이 사건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원고로부터 총 8,200,000,000원을 선급금으로 받고 공사를 진행하다가, 현장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여 2012. 8. 3. 공사가 중단된 후 2012. 8. 6. 공사 포기 각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2. 10. 8.경 B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 해지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위 통지서는 그 무렵 B에게 도달하였다.


4) B의 공사 중단 전까지 원고가 지급한 선급금 총액 8,200,000,000원 중 5,851,500,000원이 기성공사대금에 충당되어 남은 선급금은 2,348,500,000원이었고, B이 원고에게 청구한 2012년 7월분 기성공사대금 중 미지급액은 1,819,400,000원이었다.


5) 원고가 2012. 8. 6.까지 B의 하수급인 등으로부터 직접 청구받은 2012년 2월분부터 7월분까지의 체불노임, 하도급대금 등은 총 2,040,191,963원이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약관 제2조는 주계약에서 정한 선급금 정산방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와 B은 이 사건 도급계약의 특수조건 제15조 제3항에서 원고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때 그 하도급대금은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으로 약정함에 따라 예외적 정산약정을 하였다.


2) B의 공사 포기 당시 남은 선급금은 2,348,500,000원, 미지급 기성공사대금은 1,819,400,000원이었으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제3호 및 도급계약 제11조, 제12조에 따라 원고는 하수급인으로부터 직접 지급을 요청받은 하도급대금 2,040,191,963원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위 특수조건 제15조 제3항에 따라 직접 지급하여야 할 하도급대금 2,040,191,963원을 기성공사대금에서 제외하면 결국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미지급 기성공사대금은 잔존하지 않고, 피고는 선급금 잔액 2,348,500,000원을 전부 보증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3) 선급금 보증계약의 주계약인 이 사건 도급계약 자체에서 정한 예외적 정산약정에 따라 원고가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하는 체불노임, 하도급대금 등을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 내역에서 제외하는 때에는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라. 피고는 위와 같은 원심 판단에는 이 사건 면책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선급금 보증의 대상이 된 도급계약 자체에서 예외적 정산약정을 한 경우 그 예외적 정산약정에 대해서는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1) 이 사건 도급계약의 특수조건 제15조 제3항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이에 해당하는 금원을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예외적 정산약정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예외적 정산약정은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에 관한 하도급법 제14조의 취지에 따라 하도급대금의 실질적인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하수급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 도급계약에 예외적 정산약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도급인으로서는 직접 지급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하도급대금을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에서 제외하여야 하므로, 미정산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할 위험이 높아져 이에 대비하기 위해 수급인으로부터 선급금 보증서를 제공받을 필요성이 더 커진다.


3) 그런데도 예외적 정산약정에 따라 충당되지 않은 선급금을 보증범위에서 제외한다면, 도급인으로서는 선급금 보증서로 담보하고자 했던 주요한 목적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어 선급금 보증이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된다. 나아가 이와 같이 이 사건 면책조항을 해석하면, 도급인으로서는 가능하다면 예외적 정산약정의 체결이나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어서, 하수급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하도급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4) 반면 선급금 보증인으로서는 보증계약 체결 당시 보증 대상이 되는 도급계약에 예외적 정산약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이에 따른 보증책임의 범위를 고려하여 위험률을 산정하고 이를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입는다고 볼 수 없다.


5) 또한 이 사건 약관 제2조는 선급금 정산은 주계약상의 정산방법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약관 제9조 제1항 제8호는 위 약관 제2조의 선급금 정산방법에 따라 정산한 금액을 보증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도급계약은 예외적 정산약정을 선급금 정산방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면책조항이 예외적 정산약정에 따라 충당되지 못한 선급금까지 보증범위에서 제외하는 의미라고 본다면, 이 사건 약관 제2조, 제9조 제1항 제8호와 이 사건 면책조항 사이에 모순이 생겨 약관의 내용이 불명확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하여야 한다. 보증계약에서 보증인이 부담하는 보증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것은 고객에게 유리하고 약관작성자인 보증인에게 불리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면책조항의 적용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마. 원심은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였으므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도급계약 특수조건 제15조 제3항에 따라 2012. 8. 6.까지 B의 하수급인 등으로부터 청구받은 하도급대금 2,040,191,963원 전액을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 내역에서 제외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직접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하도급대금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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