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다이어트 후기 #2: 헬스장 연애소설 편

 

망한 다이어트 후기 #2: 헬스장 연애소설 편 

[D-0]
운동으로 살을 빼기로 결심.
"이제 진짜 건강하게 뺄 거야. 헬스 등록 간다."
1개월 등록함.
운동복도 새로 삼. 레깅스는 약간 부담스럽지만, 운동은 장비빨이니까.

[첫날]
트레이너가 웃으면서 말함.
"일단 스트레칭부터 해볼까요?"
목소리… 왜 이렇게 저음이야…?
왜 눈을 그렇게 깊이 들여다보는 거야…?
스트레칭하면서 머릿속에 갑자기 멜로 BGM 깔림.
나도 모르게 생각함.
‘이 사람… 나한테만 이렇게 잘해주는 거겠지?’

운동은 기억이 안 남. 정신 차려보니 러닝머신 위에서 10분 걸었을 뿐인데 땀 범벅.

[2주차]
트레이너가 말함.
“오늘 좀 힘들 텐데 괜찮겠어요?”
“네… 트레이너님이랑 함께라면 뭐든지요…” (입 밖으로 안 나옴. 속으로만 말함.)
그날 스쿼트 50개 함.
집에 가서 다리 후들거림.
근육통이 아니라 사랑통일지도…

[3주차]
트레이너가 다른 회원한테도 웃으며 말함.
“자, 허리 곧게 펴시고요~ 좋아요~”
…뭐야. 저 말투, 나한테만 한 거 아니었어?
살짝 충격. 괜히 러닝머신 속도 1단계 올림.
분노의 유산소.

[그 주 금요일]
스트레칭 도와주면서 트레이너가 말함.
“자세 많이 좋아지셨어요~”
심장 박동수: 183bpm
트레이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뛰지 마시고요~”
나: (사실 당신 때문에 뛰는 중입니다.)

[1개월 후]
체중계 앞에서 현실 확인.
감량? -0.2kg
(어제 아이스크림 먹은 거 제외하면 -1kg였을 듯)

정신 차림.
트레이너는 그냥 일하는 거였고,
나는 연애소설 쓰고 있었고,
살은… 거의 그대로였고…


결론:
몸보다 마음이 먼저 들떴던 한 달.
내일부터는 진짜, 사심 없이 운동만 한다.
…근데 트레이너 인스타는 왜 또 들어가게 되지?



댓글

가장 많이 찾는 글